전남대학교는 광주의 대표적인 녹색지대이다. 용봉캠퍼스는 갇힌 보존구역이 아니라 시민, 학생들과 늘 교감하며 함께 호흡하는 열린 공간이다. 교수, 학생, 직원들에겐 교육과 연구, 학습과 실험실습의 공간이고, 시민들에겐 쉼터이자 공원이며, 놀이공간이다.

키 큰 나무만 2만 그루가 넘는다. 교목(校木)인 느티나무가 울창하고 왕벚나무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 곳곳이 숲이고 동산이다. 텃새인 까치, 직박구리가 자리를 잡았다. 딱따구리, 집비둘기도 자주 목격된다. 너구리, 다람쥐도 함께 산다. 집 잃은 고양이에게마저 안식처가 된다.

화초류와 꽃나무들도 각양각색이다. 매화, 목련, 철쭉, 개나리, 수선화는 매년 봄꽃 향연을 펼친다. 대명매는 호남 5매(梅) 가운데 하나로 명물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꽃이 있으니,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팝나무, 상사화, 백일홍도 계절을 수놓는다.

용지에는 수생 동식물이 가득하다. 작은 철새도래지(?)다. 천연기념물 원앙이 짝을 이루고, 청둥오리가 새끼가족들을 데리고 뒤뚱거리며 주변을 거닐다 학생들과 눈인사를 나눈다.

전남대학교가 캠퍼스에 흩어진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동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모은다.

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주간 노시훈 교수)는 지난 3월 18일자 전대신문에 ‘전남대에 서식하는 조류의 소리풍경’을 시작으로 ‘전남대의 소리풍경’을 기획, 보도해 나가기로 했다. 20년째 소리풍경을 연구하고 있는 한명호 박사가 함께한다. 이주현 학생(생명과학-생명기술학박사과정)이 학부 3학년 때 1년동안이나 관찰, 연구해 만든 ‘전남대학교 생태지도’도 눈길을 끈다.

앞으로 ‘전남대 소리풍경’을 전남대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소리는 물론 물소리, 바람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각종 행사나 의식, 학교생활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수 문화활동 소리를 테마별로 분류해 광주·여수 캠퍼스에서 취재·보도할 계획이다.

‘소리풍경’은 원어로 ‘soundscape’다. ‘소리’를 뜻하는 ‘sound’와 ‘경관’을 의미하는 ‘scape’가 합쳐진 말이다. 시각적인 풍경(landscape)과 달리 ‘귀로 파악하는 풍경’을 뜻한다. 이 말은 캐나다의 음악가인 머레이 셰이퍼(R. Murray Schafer)가 1960년대에 제안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소리환경 보호와 디자인을 위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남대학교 신문방송사는 전대신문과 전대방송, 영자신문인 전남 트리뷴이 합쳐진 대학 부속기관이다.

노시훈 주간교수(문화전문대학원)는 “이번 기획은 소리환경을 하나의 문화로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소리를 재발견하고, 풍부하고 가치 있는 소리환경을 보전해 전남대의 소중한 자연 생태, 역사, 문화유산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했다.

오윤철기자 honam78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