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지하수 퍼와도 바닥…"물 부족 불편 말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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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7.23(일) 15:15
안전/환경
바닷물·지하수 퍼와도 바닥…"물 부족 불편 말도 못해"
완도 섬 가뭄 장기화…부황제 저수율 16%
2일 급수에 6일 단수…"5일에 한 번 목욕"
지하수 저류댐·담수화 선박 등 총력 대응
  • 입력 : 2023. 03.19(일) 16:59
  • 기동취재본부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 부황제(사진=공동취재단)
"지금 저수율이 16%도 안 됩니다. 지금 있는 물로는 30일밖에 공급이 안 되는 거죠."
지난 15일 오후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면 부황제 저수지는 낮게 고인 물이 가까스로 푸른 빛을 내고 있었다. 조창현 한국수자원공사 완도수도지사 지사장은 "버티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부황제는 노화도·보길도 주민 약 8000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관광지로도 유명한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도에 봄이 왔지만, 관광객은 드물었다. 보길도와 다리로 연결된 노화도 산양진항에서는 관광객이 아닌 비상급수차들이 줄을 지어 내리고 있었다.
조 지사장은 "저수율이 예년의 절반 수준"이라며 "1월과 2월에 비가 조금 내렸지만, 보다시피 이렇게 바닥을 드러내는 실정"이라고 했다. 지난해에는 우기에도 "이상하게 여기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부황제의 총 저슈량은 42만5000㎥인데, 지난 6일 기준 저수량은 6만7800㎥에 그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버티는 삶'의 역사도 길었다. 보길도·노화도는 강수량 편중 및 수원부족으로 상습적으로 가뭄이 발생하는 지역이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제한급수일은 133일이고, 가뭄이 극심했던 2017년 8월부터 2018년 3월까지는 2일 급수, 10일 단수를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대부분의 계절을 제한된 물로 살았다. 3월부터 제한 급수가 실시됐고, 9월 태풍 '힌남노'가 훑고 간 뒤 두 달을 제외하곤 계속됐다.
물탱크를 늘려도 가뭄 속 생활은 늘 불편했다. 물을 아끼기 위해 변기 수조에 들어간 벽돌을 뺄 엄두도 못내는, "불편한 것을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는 생활이었다. 보길면사무소 앞에서 만난 김종덕(75) 노인회장은 "비가 또 안 오면 (제한 급수) 기간이 또 늘어질 수도 있어서 섬 주민들이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보길도는 현재 2일 급수·6일 단수를 실시 중이다. 인근 넙도와 소안도, 금일도 등에서도 제한 급수가 실시되고 있다.
조충연(80)씨는 "이틀에 한 번 하던 목욕을 4일, 5일 만에 한 번씩하고 있다. 주민들이 물을 정말 아껴 쓰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70대 여성은 "그나마 우리는 지하수가 있어서 상황이 다른 곳보다는 낫다"고 했다. 빨래도 제대로 못 한다는 하소연 뒤에 나온 말이었다.
가뭄이 장기화하자 정부와 지자체는 총력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완도군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도 가뭄 대응에 조기 투입된 상태다.
2017~2018년 극심한 가뭄을 경험한 뒤 설치가 추진된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은 차수벽을 세워 지하수 유출을 막는 가뭄 대응 시설이다. 저장된 지하수는 저수지와 정수장을 거쳐 섬 주민들에게 전달된다.
최악의 가뭄 상황이 이어지자 지난해 주요시설 공사부터 서둘렀다. 현재는 시험 운영 중으로 공급 계획량의 절반 수준인 하루 500t~600t이 공급하고 있다. 보길저수지 전체 공급량의 4분의 1 수준이다. 지난해 12월26일 시작 이후 지난 7일까지 공급된 물은 3만1560t에 달한다.
이영목 수자원공사 영·섬사업기획처장은 "차단벽을 설치하지 않고서는 활용할 수 없는 물을 차단벽을 설치해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수 저류댐은 설치 기술보다는 지하수 흐름 등이 있고, 인근에 저수지가 있는 '적지'를 찾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 현재 가뭄 상황이 심각한 완도군 소안도 등에서 '적지'를 검토 중이다.
해수담수화 선박 드림즈호(사진=공동취재단)

하루 60㎞~70㎞ 해상을 운항하면서 300t의 담수화 물을 생산, 섬이나 해안가 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 '드림즈호'는 정비 등을 위해 전남 목포시 삽진산업단지에 정박 중이다. 도서 지역 접안 등을 위해 형태는 바지선과 닮았지만, 자체 동력으로 항해가 가능한 1800t급 선박이다. 탑승 인원을 6명에서 10명으로 늘리는 개조 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드림즈호는 바닷물을 취수해서 자동스크린 필터, 한외여과막, 해수역삼투막, 소독 등을 거쳐 마실 수 있는 수준의 물을 만든다. 연구기간은 올해 말 끝나지만, 가뭄 상황 악화에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1, 2차에 걸쳐 소안도에 1800t의 물을 공급했다.
소안도의 경우 물 부족 상황이 심각했던 만큼 마실 수 있는 물을 공급하기 위해 공급 전 2~3회의 수질 안전성 검사, 정수장 등을 거쳤다. 미네랄 주입 등 후처리를 거친 담수화 물은 시중의 생수와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드림즈호는 완도군의 요청이 있을 경우 R&D사업 추진 일정 등을 고려해 추가로 물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 연구 개발이 계속되고 있는 과정에서 제작된 드림즈호는 섬 지역 특성에 따라 접안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 등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소안도에 물을 공급할 때도 인근 해역 어장, 낮은 수심 등으로 소안도가 아닌 완도항에 정박, 철부선과 급수차를 이용해 물을 날랐다고 한다.
'해상 이동형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술개발' 사업을 주관한 국민대 이상호 교수는 "항로 등을 고려해서 국내 어느 섬이나 접근할 수 있는 선형을 만들고 있다"며 "여러 선형을 가지는 담수화 선박을 만들어서 지금보다 원활한 물 공급을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완도 섬 지역의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김종덕씨는 "우리의 소원은 광역상수도"라고 말했다.
기동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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