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A씨는 지난달 24일 동료와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정문과 옆문은 모두 계단으로만 되어있어 당황했지만 좁은 길을 찾아 마당까지는 들어갔다. 그러나 매장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모든 매장 출입구는 계단으로 돼 있었다. 화장실입구까지도 계단이어서 휠체어 사용자는 매장이용도, 화장실도 쓸수 없었다.
또한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A씨는 마주친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고 커피 주문을 부탁했지만 ‘카드는 본인이 직접 결재해야한다’며 ‘다음부터 다른 매장을 이용해달라’는 답변을 들었다.

대구지역장애인단체에서 스타벅스 종로고택점에 출입구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데 대해 비판하며,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촉구했다.

28일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 앞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삐딱한 장애인들의 모임 ‘삐장’,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20여명은 “접근성보다 고택의 콘셉트를 우선하는 카페 관행의 차별에 대해 스타벅스 코리아의 사과를 요구한다”며,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단체 측은 "각종 소셜미디어 이벤트와 언론, 블로그에서 고택 스타벅스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환경은 휠체어와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는 이동약자들은 무시되어 실망스럽다. 계단 출입구로 장애인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29일부터 1인 시위를 진행할 것이다“고 했다.

스타벅스 홍보팀 관계자는 "장애인 출입 시설에 대해 건물주와 보완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용이 불편한 고객의 편의성을 위해 모바일 포스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 관계자는 "스타벅스 대구종로고택점은 편의증진보장법에 따른 편의시설 의무 대상시설이 아니다. 구에서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경사로 설치 지원하는 사업도 있지만, 스타벅스는 대형프랜차이즈로 지원요건이 안 된다"며, "민원 발생 시에 업체에 시설 개선요구 협조요청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카페‧음식점 등의 소규모 공중이용시설에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의 접근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권고했다.

또한 올해 5월부터 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익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 등 편의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축하거나 증축하는 시설물의 바닥 면적이 50㎡(15평) 이상일 때 의무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김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