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 소속 광주학생마음보듬센터가 최근 기르고 있는 새끼 고양이 '보듬이'가 이용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있다.
27일 광주학생마음보듬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22일부터 새끼 고양이 '보듬이'를 기르고 있다. '보듬이'는 어미 길고양이가 센터 입구에 물어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생후 2~3주로, 강직과 저체온이 심각한 상태였다고 직원들은 설명했다.
직원들은 즉시 동물병원으로 보듬이를 옮겼다. 하지만 수의사로부터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 혹시 모르니 따뜻하게 체온을 유지해줘라. 젖을 잘 먹이고 지켜보라'는 진단을 들어야 했다.
직원들은 근무시간에는 센터에서 '보듬이'를 돌봤으며, 퇴근시간에는 번갈아가며 '보듬이'를 자신들의 집으로 데리고가 보살폈다. 밤에도 최소 4시간에 한 번 씩은 동물병원에서 구입한 고양이 초유와 약을 먹였다.
'보듬이'를 동물보호소에 맡기는 방향도 고려했지만, 분양이 되지 않을 경우 안락사될 수도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곳에서 생명을 버릴 수는 없다'며 '보듬이'와 함께 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정성이 통해서인지 보듬이는 차츰 건강을 되찾아 갔다.
현재는 센터 직원(?)으로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학생들과 함께 산책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센터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등교하면 사무실을 먼저 찾아 '보듬이'의 먹이를 챙겨주곤 한다. 학생들은 '보듬이'를 챙기고, '보듬이'는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스쿨닥터인 양혜정 전문의(조선대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는 "학생들이 동물과 함께 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정서 안정, 삶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책임감과 배려심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보다 연약한 존재를 돌보며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심리적 문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학생마음보듬센터는 학생 정신건강 관련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센터가 운영하는 마음 힐링교실에는 광주 지역 모든 초·중·고등학생이 참여할 수 있다. 마음건강 중심 대안교육을 제공하며 필요시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종합심리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학생 자살예방 계획을 수립하는 광주학생마음보듬센터는 해마다 광주 학생 5~6만 명을 대상으로 정서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학생 자살 예방을 위한 교직원 게이트키퍼 교육도 진행중이다.

기동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