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살·약물 중독 고위험군과 치매환자를 조기 발견해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담배·술 등 유해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용빈도가 늘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소독제 안전성 검증과 전성분 공개대상 제품을 확대하고, 미세플라스틱 관리계획도 마련한다. 가정폭력 가해자가 피해자와 가족의 주소로 찾아가 2차 가해를 휘두르지 못하도록 주민등록 열람제한 제도도 개선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안건 3개를 상정해 논의했다.

자살·약물 고위험군과 치매환자 조기 발견해 관리
첫 안건으로는 보건복지부의 '제5차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이 논의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건강수명을 2018년(70.4세) 대비 2.9세 연장한 73.3세로 정했다. 소득·지역 격차를 완화해 건강 형평성을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모든 정부 정책에 건강을 고려하도록 법·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담배·술 등 위해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아동·노인 등 취약계층의 경우 생활 반경 안에 건강실천 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자살·약물 중독 고위험군과 치매환자를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개입·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추진한다.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비감염성 질환 예방 관리를 위해 관계기관과 지역사회 협력을 강화하고, 감염성 질환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기술 등 기반을 구축한다.

화학제품의 제조와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의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골자의 '제1차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관리에 관한 종합계획'(2021~2025)도 안건으로 논의한다.

환경부가 제안한 이번 안건은 가습기살균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제정된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19년 1월 법률 시행됨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 계획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화학제품 시장 상황에 맞춰 안전기준을 정비하고 평가·검증을 강화하는 등 안전관리체계를 고도화한다.

안전관리 대상 품목을 올해 1월 39개 품목에서 2025년 50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소비자 수요와 최신 제품 특성 등을 반영해 안전기준을 현실성 있게 재정비한다.

최근 사용량이 급증한 코로나19 방역용 소독제는 안전성 검증과 승인심사를 신속히 추진한다. 또한 생활화학제품 내 미세플라스틱 관리 계획(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환경파괴 주범으로 지목된 미세플라스틱 관리를 강화한다.

전성분 공개 대상 제품을 확대하고 '더 안전한 생활화학제품 자율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기업이 자발적으로 유해물질을 관리하는 문화를 확산한다.

살생물제 승인유예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안전관리 공백도 보완한다. 산업계가 승인·평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사전예방적 살생물제 관리제도를 정착시킨다.

물질·제품 확인부터 사후관리까지 전담 수행하는 '화학물질·제품 관리평가원'(가칭) 설립을 추진하고, 개별 시스템을 고도화·연계해 제품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유통추적시스템도 구축한다.

정부는 미세플라스틱 등 유해물질 저감 기술, 척추동물대체시험법(비동물시험법), 살생물제 위해성평가 시험방법 등의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안전관리의 기술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 세 번째 안건은 행정안전부의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주민등록 열람제한 제도 개선안이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가정폭력 피해자의 주소지가 노출돼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가정폭력행위자가 피해자 본인 또는 다른 세대원의 주민등록을 열람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열람제한 신청 시 가정폭력 피해사실 소명 서류를 제출해야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한계가 있었다. 열람제한 신청 대상도 실제 보호가 필요한 범위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는 문제도 지적된 바 있다.

정부는 피해자뿐 아니라 부모·자녀에 대해서도 주민등록 열람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실시한다.또한 피해자와 자녀·부모의 주소지(세대)가 다른 경우에도 주민등록 열람 제한을 신청할 수 있도록 신청대상을 확대한다.

수사기관이 처분결과를 통지하기 전까지 아동 신변보호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학대피해아동쉼터 등 보호시설에서 발급하는 서류도 가정폭력 증거로 추가한다.

정부는 주민등록 열람제한 대상으로 지정된 사람이 피해자와 채권·채무 등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에도 피해자 주민등록 초본 열람을 허용하지 않도록 주민등록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