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광주시장은 7일 광주시의회 상임위에서 내년 출생·육아 수당 예산이 대폭 삼각된 것과 관련해 공무원과 시의회를 겨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시장은 이날 오전 확대 간부회의에서 "상임위 심의과정에서 시가 제출한 예산 중 423억원이 삭감됐다"면서 "그간 국비예산 확보에 주력하느라 시의원들에게 예산 편성의 취지와 내용을 제대로 설명드리지 못한 데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해당 실국을 질타했다.

그는 "삭감액 423억원 중 55%인 233억원이 출생육아수당이다. 우리시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국에서 최하위 수준이다"면서 "젊은이들이 광주를 떠나는 상황에서 아이 울음소리마저 멈춰버리면 광주의 미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내년부터 아이를 낳으면 2년에 걸쳐 580만~680만원을 지급한다고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등에서 수차례 약속드렸고 시의회에서도 시정연설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뜻을 밝혔다"며 "광주는 역사의 고비 고비마다 대의를 쫓아 나라를 구했다. 광주가 출산율 제고에 앞장서는 것은 광주에게 주어진 시대적 책무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시의회가 조례까지 제정해 놓고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애둘러 지적했다.

이 시장은 "시의회에서 지난 11월13일 ‘광주광역시 출산 및 양육지원 조례’까지 제정해 출생축하금과 육아수당을 지급하도록 뒷받침해 줬다"면서 "그런데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했다면 해당 실국에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며 시와 시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고 출산장려정책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육아수당으로 월 10만원을 지급해서는 출산 유인 효과를 내기 어렵다"면서 " 관련 실국에서는 소명의식을 갖고 시의회에 설명해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 만들기’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내년도 출생·육아 수당 예산 423억원 중 절반가량인 232억원을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삭감했다.

시는 8∼10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된 예산에 대해 부활을 노리고 있지만,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