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상황과 달리 한동안 잠잠하던 광주·전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환자는 자가격리기간동안 무단으로 거주지를 이탈해 병원과 약국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나 당국의 격리 관리에 구멍이 뚤렸다는 지적이다.

17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유럽 여행을 다녀온 자녀를 둔 어머니와 기존 확진자의 직장 동료 등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1명씩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이날 오전 확진판정을 받은 광주 북구 문흥동 거주 59세 여성 A씨는 최근 경기 일산에 거주하고 있는 딸의 집을 방문하고 돌아왔는데, 당시 딸은 스페인을 여행한 직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10일 의심 증상이 나타난 A씨는 북구 일곡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폐렴 소견을 받고, 지난 16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17일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광주에서는 지난 15일 남편과 함께 유럽 여행을 다녀온 여성(44)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틀만이다.

전남에서는 광주 13번째 확진자의 직장 동료인 화순 거주 63세 남성 B씨가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는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있는 동료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달 3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이튿날(4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지역 보건당국의 전화 모니터링 과정에서 목 잠김 증상을 호소했고, 다음날 화순군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B씨는 체온과 흉부 x-ray 검사를 받았지만 다시 한 번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에 B씨는 자차로 귀가하는 과정에서 평소 앓고 있는 천식 등을 치료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화순읍 소재 이비인후과의원과 약국을 방문한 뒤,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이후 B씨는 자가격리 해제 전날인 16일까지 목 잠김 증상이 계속되자 다시 한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B씨의 배우자와 아들 등 가족 2명은 B씨가 자가격리를 시작하자 광주에 있는 할머니 집으로 거처를 옮겨 격리 기간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광주와 전남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17명과 5명으로 늘었다.

지자체와 보건당국은 신규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여 추가 동선과 감염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B씨가 자가격리 기간동안 병원과 약국을 방문한 것에 대해 화순군보건소는 무단이탈이라며 고발 방침을 천명했으나, 최초 검사는 물론 선별진료소에서 거듭 ‘의심증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고 평소 지병인 천식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과잉대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순로 기자 srlee@pw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