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광주·전남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 속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년 전 국민의당(녹색바람)에 내줬던 텃밭을 되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6년 선거에서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만 유일하게당선돼 광주·전남 18석 가운데 고작 1석을 건지며 전패하다시피 했다. 현재는 4석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중 2석은 재선거로, 나머지 한 석은 영입으로 추가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정치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철벽을 이루고 덩달아 여당에 대한 지지율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20대 총선에서 구긴 자존심을 회복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구 후보 선정을 대부분 마친 민주당은 광주·전남 18개 선거구 모두 승리한다는 복안이다.

반면 현역 중진 의원들이 상당수 포진한 민생당과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정의당 등 야당들도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하며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표심 공략에 나섰다.

◇ 공천후유증 극복 과제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으로 잡음을 최소화해 안정적으로 지지세를 관리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는 입장이나 경선 과정에서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리며 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지역 정치권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과열 경쟁으로 경선이 네거티브전으로 흐르면 ‘높은 지지율에 취해 오만하다’는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해 공천 배제라는 초강수까지 두며 경선 관리에 애를 썼다. 하지만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인식 속에 당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잡음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경선 결과에 불복해 재심 신청이 잇따르는 데다 원칙 없는 재심 요구 수용과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상호 비방이 극심해지고 후유증도 심각한 상황이다.

◇ 현역 프리미엄 통할까
민생당 등 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현역 프리미엄과 탄탄한 지지 기반을 내세워 수성에 나섰다. 총선 이후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무소속으로 쪼개졌다가 호남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시 합쳐진 민생당은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정치 세력을 만들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민생당은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갖는 중진 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민주당 후보와 비교해 호남 정치를 대표할 수 있다는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주역 최순실과 5·18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노승일·임한솔 씨를 인재 영입하며 ‘민주개혁 세력’으로의 존재감도 키우고 있다.

여기에다 경선 혼란을 겪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오만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 준연동형 비례제 주목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진보 정당의 선전 여부도 주목된다.

정의당과 민중당은 광주·전남에서 거의 모든 지역구에 출마자를 내고 민주당과 경쟁하는 진보 세력임을 내세워 민심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정당 투표의 힘이 세진 만큼 비례대표 선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중도 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도 안철수 대표를 내세워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전력하고 있다.

보수 우파 연합인 미래통합당으로서는 광주·전남이 최대 험지로 꼽히면서 본선에 나설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최소한으로라도 지역구 후보를 내고 ‘민주당 심판론’를 내세워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지역 내 정치 상황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분위기도 고려한다”며 “지역 표심이 지지율대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할지 아니면 견제론이나 현 정권 심판론에 흔들릴지는 앞으로 한 달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석 기자 nicepen@pw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