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또 다시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나오면서 코로나19 잠복기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를 다녀온 광주 3번째(국내 126번) 확진자와 접촉한 광주 서구 거주 여성 A씨(25)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최종 판명됐다.

126번 확진자는 2월 16일 대구 신천지교회를 다녀온 이후 나흘만인 20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배우자와 친구 등 접촉자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신천지 공부방에서 해당 확진자와 함께 지냈던 A씨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보건당국의 요청으로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3월 2일 격리해제됐다. 그런데 광주시의 요구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광주에서 자가격리 해제 이후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는 두 번째다.

앞서 지난 7일에도 광주 3번째 확진자의 밀접접촉자인 광주 서구 거주 남성 B씨(22)가 자가격리에서 해제된 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B씨 역시 신천지 관련 126번 환자와 지난달 17~18일 광주 남구 주월동 신천지 성경공부방에서 밀접 접촉한 사람이다.

126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B씨는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14일동안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아 지난 2일 격리에서 해제됐다.

정부는 현재 의료기관 종사자에게만 자가격리 해제 전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하고 있지만 광주 남구 보건소는 신천지 환자와 밀접 접촉한 대상자들도 의료인에 준하는 강화된 기준으로 관리했다.

이에 따라 B씨는 지난 7일 오후 광주 남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는데 이튿날 새벽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씨와 B씨를 빛고을전남대병원으로 이송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이들의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일단 의료계에서는 잠복기 논란보다 감염된 뒤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감염인지, 격리기간 다른 감염원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등을 먼저 검토하라고 조언한다. 확진자들은 자가격리에 들어가기 전 이미 감염됐으나 증상이 없었던 사례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뿐 아니라 모든 호흡기 감염증은 증상이 경미해 환자가 증상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미 감염된 환자라면 격리기간(14일)이 지나서도 유전자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례만으로 최대 잠복기를 늘려잡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보건당국은 “잠복기에 대해 고민을 하기 전에 확진자들이 자가격리 기간에 코로나19 감염원에 노출된 것이 아닌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며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이 사례를 어떻게 볼 것인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잠복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3번 환자의 밀접 접촉자인 중국인 여성이 잠복기를 넘겨 확진돼 잠복기 논란이 불거졌다. 이 여성은 3번 환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지 16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아 28번 환자가 됐다. 당시 방역당국은 이 여성이 진통제를 복용해 잠복기 중 증상 발현을 인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했다.

/김경석 기자 nicepen@pw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