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나흘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는 등 코로나19 기세가 꺽이지 않고 있으나 시내 상당수 개신교들은 주일 예배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남구 봉선동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광주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광주 서구 거주 남성(22) 역시 신천지예수교 신도로 소규모 성경공부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 남성은 앞서 지난달 광주지역 신천지 신도 가운데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접촉한 이력도 갖고 있다.

이처럼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끊이지 않자 광주시와 5개 자치구 공무원들은 8일 오전 시내 1천400여개 개신교회를 방문해 집합 예배 자제를 호소했다.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날 밤 5개 구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관내 전체 교회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해달라고 긴급히 요청했다.

이 시장은 통화에서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집단감염”이라며 “앞으로 1∼2주가 최대 고비인 만큼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일가족 3명은 광주 남구 양림교회(예장·계단교회) 신도들로서 일요일 예배 참석후 곧바로 받은 검사에서 확진자로 판명됐다.

광주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치구별 교회 수는 동구 72개, 서구 177개, 남구 164개, 북구 601개, 광산구 423개 등 모두 1천437개로 파악된다.

광주 기독교 교단협의회도 최근 광주지역 1천500개 교회와 40만 성도들에게 호소문을 내고 “국가적인 재난 사태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많은 교회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여론을 의식해 일부 대형 교회가 온라인이나 가정 예배를 도입했으나 소형 교회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개신교에서 가정 예배를 거부한 채 종전처럼 집합 예배를 밀어부쳤다.

이들은 예배당 입구에 손 소독제를 마련하고, 신도들도 마스크를 쓰고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등 코로나19 차단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교회에서는 예배당 출입문을 하나로 줄여 열화상 카메라로 입장하는 신도들 체온을 확인하기도 했다.

어깨띠를 둘러매고 손팻말을 든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와 가정 예배를 당부하자 일부 신도는 ‘종교의 자유를 탄압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극렬 신도들은 현장에 모여든 취재진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한편 개신교와 달리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미사 중단을 오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지난달 22일 긴급지침을 통해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와 모든 모임을 중단하도록 했다.

애초 지난 5일까지 중단하기로 했으나 지역에 확진자들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중단 기간을 늘리고 온라인과 라디오방송으로 미사를 진행했다.

광주대교구는 신자들에게 집에서 묵주기도와 성경 봉독, 선행 등을 하며 주일의무를 대신해달라고 권고했다.

또 8일 김희중 대주교가 직접 집전하는 주일미사를 영상으로 제작해 교구(www.gjcatholic.or.kr/)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www.kjpbc.com/) 홈페이지에 올렸다.

광주대교구 측은 신자들이 개인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성당은 개방하되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광주대교구에는 140개의 성당이 있으며 신자 수는 2018년 12월 기준 36만3천여명이다.

/최이슬 기자 cjswlxhql12@pw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