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불과 40여일 앞두고 전남지역 선거구가 대폭 개편되는 획정안이 공개되면서 지역 정치권과 유권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이대로 확정되면 도내 10개 선거구 가운데 6곳이 바뀌면서 일부 지역구는 공천을 다시 해야 하는 등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4일 지역 정치권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전날 국회에 제출한 선거구획정안을 보면 기존 순천 선거구는 갑과 을 2곳으로 나뉘어 2곳으로 늘었다.

반면, 목포와 나주·화순, 광양·곡성·구례, 담양·함평·영광·장성, 영암·무안·신안 등 기존 5개 선거구는 4개로 통폐합된다. 도내 전체 선거구를 10개로 묶은 상태에서 순천을 두 곳으로 분할하기 때문에 다른 선거구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다. 결국 순천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통합과 분할이 단행됐다.

선거구획정위가 만든 안에 따르면 기존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는 공중분해되고 인근 선거구로 통합된다.

영암은 나주·화순 선거구와 합쳐지면서 나주·화순·영암으로, 신안도 목포와 함께 목포·신안 선거구로 각각 바뀐다.

특히 기존 담양·영광·장성·함평 선거구에서 담양만 따로 분리시킨 뒤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끼워넣어 광양·담양·곡성·구례 선거구가 만들어졌다. 이에 따라 담양이 빠져나간 영광·장성·함평 선거구에는 무안이 들어와 무안·함평·영광·장성 선거구로 조정됐다.

결국 도내 10개 선거구 가운데 여수갑, 여수을, 고흥·보성·장흥·강진,해남·완도·진도 선거구 등 4곳만 그대로 유지된다.

이 같은 획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별로 예비후보 등록을 다시 해야 하는 등 큰 혼란과 함께 해당 지역구 후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목포에 김원이 후보가, 나주·화순에 신정훈 후보가, 영암·무안·신안에 서삼석 후보가, 담양·함평·영광·장성에 이개호 후보가 각각 경선이나 단수공천을 통해 공천을 받아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기존 예비후보들의 선거구 선택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재경선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도 초래된다.

다만 바뀐 선거구에 따라 경선 일정을 조정하고 예비후보간 경선을 치르게 되면 자칫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까지도 후보를 결정할 수 없는 물리적 어려움이 있어 중앙당이 어떤 결정을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구 획정에 따라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이동도 불가피하다. 기존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의 이개호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담양이 광양·곡성·구례와 통합됨에 따라 선거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개호 의원은 기존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서 오는 7~9일 진행될 권향엽·서동용 후보 간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 또한 경선을 통과해도 현역 정인화(무소속)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어 본선에서 진검 승부를 해야 할 형편이다.

만약 이 의원이 고향 담양을 포기하고 무안·함평·영광·장성 선거구로 선회할 경우에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무안 출신 서삼석 전남도당위원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민주당 현역 의원간 공천 싸움을 피할 수 없다.

목포·신안과 나주·화순·영암의 재경선 여부도 주목된다. 현재로선 물리적 시간 부족과 경선 비용 부담 때문에 기존 김원이·신정훈 후보가 재공천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두 선거구 모두 새로 편입된 신안과 영암지역 주민들의 여론과 잠재적 예비후보들이 반발이 최대 관건이다.

이와 함께 선거구가 늘어난 순천에서는 그동안 거론된 특정인사를 전략 공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본선거가 4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예비후보를 모집하고 경선 일정을 잡아 경합을 실시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당내 현역 국회의원 간 경선은 물론 4월 선거에서 현역 의원끼리 경쟁하는 진풍경도 기대된다”면서 “다만 이미 공천장을 손에 쥔 민주당 후보들은 선거구 선택과 재경선 여부를 놓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경석 기자 nicepen@pw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