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으나 지역 정치권은 4·15총선에 몰입하면서 온갖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경선이 무르익으면서 광주·전남 곳곳에서 후보 간 비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상대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온 여론조사에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허위사실 유포를 둘러싸고 상대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또 방송 토론회 불참을 두고 후보 자질을 탓하는 등 네거티브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판단 아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천장을 받는데 올인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어 지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동반자 의식을 내팽개친 이들은 불미스러운 일이 반복돼 설사 민심이 나빠지더라도 광주·전남 유권자들은 결국 투표장에서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며 민심 이탈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1일 당내 경선이 시작된 광주 광산갑은 이석형 후보와 이용빈 후보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석형 후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경선 상대인 이용빈 후보 측 지지율이 높게 나타난 모 케이블채널 여론조사에 대해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 측은 이번 여론조사가 이용빈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왜곡됐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후보자 심사가 한창인 지난달 16일에 보도되고 조사의뢰부터 발표까지 짜인 각본처럼 결과가 나왔다”며 “중차대한 시기에 방송을 송출한 것은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용빈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석형 후보가 광산구민을 현혹하고 시각을 돌리기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유권자들에 상대 진영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했다고 공격하고, 한 편에서는 거짓 정보로 흑색선전을 일삼는다고 반박하는 등 오로지 민주당의 공천을 받기 위해 혈안이다.

광주 광산을에서는민주당 경선 후보끼리 방송 토론 불참을 둘러싸고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선공은 민형배 후보가 날렸다. 민 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시종 예비후보의 방송 토론 불참은 유권자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검증을 회피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시종 후보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토론에 불참하게 된 것은 후보 측 사정에 따른 불가피한 사안으로, 거부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민 후보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원외 최고위원인 이형석 후보와 광주시의원 출신의 전진숙 후보가 맞붙은 광주 북구을은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데 신천지예수교까지 끌어들여 결국 경선 무효사태까지 빚어졌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8일 실시된 북구갑 경선을 무효화하고 다시 경선을 실시해달라고 중앙당 선관위와 최고위원회에 요청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후보가 제기한 ‘전진숙 후보의 신천지 교회 방문설’이 허위사실이며 이번 경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가짜 의혹을 제기했던 이 후보에 대해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징계가 확정되면 이 후보에게 감점을 부여한 뒤 재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이형석 후보는 “전 후보가 광주 북구 오치동 신천지 교회를 방문했다는 제보가 있어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진숙 후보는 신천지 교회를 방문한 사실이 없다며 맞섰다.

이 밖에 고삼석-양향자-이남재 후보가 나선 광주 서구을에서도 불공정 시비가 이어지는 등 민주당 공천이 실시되는 지역에서는 온갖 잡음이 난무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상황과 달리 광주·전남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상이 계속되면서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기세등등한 것”이라며 “설사 공천잡음이 있더라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경석 기자 nicepen@pw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