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출신으로 차기 대권 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일 총선 출마를 위한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한다.

2일 이 전 총리 측 인사들에 따르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오는 4월 총선 때 서울 종로구에서 출마하기 위해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지역구를 순회하며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을 하면 사무소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등 제한적이나마 선거운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전 총리는 선관위 등록과 함께 곧바로 지역구를 순회하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올리는 등 총선 예비후보로서 행보를 시작한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 전 총리로서는 자신에게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계산이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이 전 총리는 선대위 체제가 본격 가동되고, 경선을 통해 각 지역구별로 후보가 확정되면, 전국적인 지원 유세에 나서야 하는 만큼, 이전까지는 되도록 본인 선거운동에 집중하며 종로 바닥을 다진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전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고려해 인원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소규모로 지역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앞서 이 전 총리는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내 한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오후에는 서초구 잠원동에서 종로구 교남동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선거 사무실 계약도 마무리했다. 선거 사무실은 종로6가에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의 의원 사무실을 인계받았다.

사실 이 전 총리는 예비후보 등록 전에도 이미 종로구 관내 재래시장과 자신이 청년시절 살았던 동네 등을 둘러보았으며, 주요 언론사를 방문해 총리 퇴임 인사를 건네는 등 사실상 총선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70학번인 이 전 총리는 종로구 동숭동에서 서울대를 다녔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도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을 살펴봤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종로구 관내 구석구석을 돌며 탐방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무악동 무악공원~명륜동 와룡공원~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거처~인사동 전시회” 등의 동선을 언급하면서 “종로는 공부할 것이 한없이 많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96년 15대 총선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종로구에 출마했다가 3위로 낙선했지만, 1998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금뱃지를 달았다.

선관위 기록물에 따르면 종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1988년 13대 총선부터 최근까지 모두 10번(보궐선거 2번 포함)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가 7차례 승리하고, 3차례는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됐었다.

특히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연거푸 당선되면서 표심이 진보 쪽으로 향하는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다.

정 총리가 당선되기 이전에도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굵직한 정치인들이 종로를 거쳤기 때문에 여의도에서는 ‘정치1번지’로 부른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중앙 일간지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6~28일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천7명을 대상으로 차기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낙연 전 총리는 32.2%의 높은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윤석열 검찰총장(10.8%), 3위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10.1%)였다.

이 전 총리는 만 18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는데, 특히 40대 지지율이 43.8%로 높았으며, 보수적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에서도 28.6%를 얻었다.

이번 조사는 유·무선 RDD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됐으며, 응답률은 10.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경석 pius97@naver.com